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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7>함정/장 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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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64회 작성일 17-09-04 09:42

본문

비단거미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건너편 처마 밑을 관측하고 측량한다.

보유하고 있는 실타래의 양으로 

 얼마만한 그물을 짜야할까 가늠하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 완공을 서두른다.

-

그네타기로 몸을 날려

처마 밑에 용접해놓고 

 줄을 뽑아 타고 내려와

건너편 나뭇가지에 매어놓고

수없이 왕복하면서 그물을 짠다. 

-

 공정이 끝나갈 무렵

준공심사관이 바람을 이끌고 와 

 그물의 강도를 체크하고,

설계대로 되었는지 심사한다.

-

준공이 떨어지고 

 그물 한편 에서 쉬고 있을 때

먹이를 찾아 떠돌던 잠자리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들어 바동거린다. 

 재빨리 달려 나와

결박하는 비단거미,

긴 다리가 4쌍, 다리 마디마디마다

야간 경찰봉처럼 노란빛이 빛난다. 

 그 빛을 먹이로 오인하여 

 함정에 빠져드는 곤충

-

오늘도, 발을 헛디디어

함정에 빠져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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