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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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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43회 작성일 25-02-22 00:09

본문

해변에서 




고흐가 좋다 


좋다는 것은 

연민 


나를 바라보다가 

나를 추억하는 일 


귀 자른 아이의 섬망처럼 

수면을 튕기며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


즉흥교향곡 

찌고이네르바이젠 


활대는 

박제된 시인을 찬양하고* 


그것은 연민


불면의 잔을 

불면으로 채운다 


어둠을 바둑알처럼 움켜쥔 손 

이태리 타올로 박박 문지른다 


계절이 떠나간 백사장에는 

벗겨지지 않는 때 묻은 살갗이

그을린 간판처럼 번들거리고


모래알처럼 흰 볕을 반사하는

그것은 천원을 착점한 원죄, 


발가벗은 아이들이 계절이 떠나가도록 

입 맞추며 춤 춘다 


파도에 휩쓸려 부서지는 저 잠꼬대 소리 


팔꿈치에 얼룩진 거먼 자국들이 

물거품처럼


새파랗게 밀려온다



이상*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 어, 어,
하면서 읽었습니다.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울림이 좋았습니다.
'어둠을 바둑알처럼 움켜쥔 손
 이태리 타올로 박박 문지른다'
이 구절은 제 마음을 박박 문질러 줬구요.
미처 내가 알지 못했던 분이구나,
라고 생각케 됩니다.
건필과 축복이 가득하시길.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사(恩賜)를 받는 것처럼
황망하고 황송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신 마음
곱게 접어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변에 서서 바다가 들려 주는 교향곡을
찌고이네르바이젠으로 변조해서 듣는
서정과 깊은 심상에 젖어 보다가 갑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콩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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