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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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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24-11-05 20:47

본문


한 장씩 몰래 살짝 주워가지고

휴대폰 케이스에,

책갈피에 끼우고

엄지와 검지 사이에 쥐고 돌리며 걷는다

본넷트 위에 떨어지고

와이퍼 사이에 끼인 것을

굳이 쓸어 내리지 않는다


쓰레기라고 버린 것이

밟기도 쓸어 담기도 아까워

깔고는 퍼질러 앉아

사진을 찍는다


오가는 사람 보기 싫다고

한참 고울 때 내어놓는 나무,

너에게 배운다

버리는 예절을 배운다


낙엽지는 그 숲속에


제 옷을 벗어서 여자의 어깨 위에 걸쳐 주는 식상한 장면 같은 것이다

팔을 끼우지 않은 가디건속으로 쏙 들어간 여자가 다람쥐처럼 두 손을 모아

호호 입김을 불며, 호호 입김에 지워지는,

두툼한 낙엽에 푹 쌓인 오솔길이 이내 옷섶을 당겨 겹치려는 작은 몸 같아,


난 괜찮아, 소스라치는 어깨를 가까스로 붙들며 제 겨드랑이 사이로

밀어넣는 손바닥처럼 가지 깊숙히 새를 들이고, 덜덜,

안으면 데이는 난로처럼 거리를 두는, 


한 잎의 나뭇잎을 택시비처럼 구겨 들고,

택시를 잡듯이 흔들어대는,

숫기 없는 장면 같아,


옷은? 낙엽들이 벗겨질듯 들썩이고,

그냥 입고 가, 추워, 툭툭 떨어지는 나뭇잎 두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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