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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절반은 또 함부로 달아나려 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7회 작성일 24-10-28 18:03

본문

생의 절반은 또 함부로 달아나려 한다


 정민기



 어딘가로 이동하는 누 떼에 밟혀
 밤 열두 시에 가슴을 쓸었던 적이 있다
 생의 절반이나 달아나려 했던 그 꿈
 중세 시대의 가을을 잘 견디었다
 아물지 못하고 상처만 떠맡고 있어서
 크나큰 나무 아래에서 우두커니
 장시간을 서 있었던 오래된 지난 시절
 너덜너덜해진 책 한 권 같은 구름만
 정처 없이 헤매는 듯 펼쳐져 있다
 저울질하던 별똥별이 금세 떨어지고
 헛된 사랑의 추파가 넘실거리는데
 새벽에 달아난 잠을 겨우 끌어 앉혀서
 어르고 달래기를 수없이 반복하다가
 지쳐 쓰러지듯 다디단 잠에 빠져든다
 구수한 사투리 같은 사랑의 발원지
 시월의 끝자락으로 졸졸 흘러들어서
 정착하는 거처마다 새소리가 날아든다
 단편 같은 아침을 맞이하는 동안
 생의 절반은 또 함부로 달아나려 한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수선한 밤의 시간과의 씨름은 계속되고
혼재 된 모든 것과의 차단된 것 같은
존재의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을
동감하게 합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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