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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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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허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6회 작성일 24-10-31 14:43

본문

 

 

마지막 사랑

 

 

늘 그렇듯 나는 오늘도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시 공간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찾아 오전 한 때를 보냈다.

출입구의 위치는 늘 상 랜덤으로 열렸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았다.

시 공간의 자리는 늘 비스듬하게 바라보아야

그 위치에 그림자가 드리우곤 했는데

비라도 오는 날이면 소주 한잔으로 흔들리는

틈새를 찾아 보아야 했다.

늘 그렇듯 나는 오후가 되어서야 시공간의

입구를 찾게 되는데 그때마다 내가 즐겨듣던 음악소리가

반복해서 재생 된다.

오늘은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이다.

 

슬픔을 느끼는 것은 매우 이기적이라 할 수 있는데

눈물이라는 파행을 보여주어야만 그들은 나를

위로 하려고 선심을 쓴다.

내 슬픔의 잔혹한 생김새에 대하여 미처

인식하지 못한 이들이 배신하지 못하도록

급히 눈물을 닦아내고 내 슬픔의 생김새를 숨기려고 하지만

비참하게 못생긴 나의 슬픔에 대하여 나는

속이고, 속이고, 또 속였다.

 

시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나는 또 다른 내가 된다.

아마 그때는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가 될 것 같다.

햇빛도 마침 비스듬하게 드러누을 때다.

박기영의 마지막 사랑 안으로

그녀의 입술 향기가 툭 터져 나왔다.

그리고 미소에서 번져나오는 웃음소리,

나의 입술을 떼어내지 않고 눈을 감은 그녀의

떨리는 긴 눈썹에서 새어 나오는, 또 다른 시공간 안으로

나는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뱉어지게 된다. 달콤한 작은 알사탕 하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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