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잡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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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잡념의 세계
꽃피는 봄이 오면
겨울을 건너온 나도 푸르러지는 걸까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안녕이라는 말도 없이 떠나버린 사람이 좋아하던
유행가에 설탕을 한 스푼 넣었다
안부처럼 찾아온 오늘이 조금 더 달콤해지라고
비 올 때 거리를 걷다 보면
좁은 우산을 누군가와 함께 쓰고 있는 느낌
어깨와 머리가 젖는다
미묘한 감정이 새로 산 스니커 위로 흘러내린다
뿌리가 돋아날 것이다
주말에는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하는 삶
손잡이가 얼마나 실용적인 슬픔인지
소파 밑에 숨은 고양이는 모를 것이다
파란 슬픔이 자기 수염에 닿아 있어도
인터넷 검색 순위에서
내가 찾으려고 했던 건 무엇이었지
하품을 하며 고양이가 거울 앞에서
찾던 건 무엇이었지
잃어버린 사랑이거나 상처이거나
냄비바닥에 말라붙은 라면 국물이
쉽게 뜨거워질 수 있었던
냄비의 영혼처럼 느껴질 때
빗소리는 우산도 없이 창밖을 기웃거린다
그곳에도 누군가가 잡으려고 했던 손잡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리창은 젖어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습관이라는 건 습관적으로 찾아오는 하루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묶어두는 나름의 방식이기도 하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일상화된 허공의 질문과 묵음의 환생이 영적 터울을 벗어나 무의 가늠과 만나고 있습니다
가지런한 무의 일상화가 보여주는 환생의 세계에 임팩트를 주나 봅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댜.
시인님
건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