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위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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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위의 발자국들이 우르로 향하는 아침이 있다
다이아몬보다 강한 시간과 시간의 틈새에 쐐기를 박고 생채기를 내기 시작한 사람들,
아직도 벽선반 위 잡동사니 속에 찔러 놓은 마른 명태처럼 입을 벌리고
과거를 점치는 사람들, 쐐기 문자 주문이 새겨진 부적을 발 밑에 깔아주며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보살펴주는 사람들, 안드로메다 보다 먼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 점토판을 쌓아 다리는 놓아 준 사람들, 최초로 사람을 발명한 사람들,
가마에서 갓 꺼낸 점토판을 쌀쌀 맞고, 흰머리처럼 쓸쓸한 세월에 식히며
온몸으로 시간의 쐐기를 돌려 받고 점토판처럼 우둘투둘해져서 산산조각나 버린
사람들, 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술에 취해 벌거벗은 노아의 부끄러움을
받아적으려고 맨발로 질척이며 한 아름 갈대를 꺽었던 사람들,
우리는 모두 몇 자의 이름을 안고 저 아득한 지상으로 떨어지는 눈송이들
햇살 속에 머리가 폭삭 내려 앉은 눈사람이 살아 남아서 떨어진 삭정이를
쐐기문자처럼 삐뚜룸하게 물고 끝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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