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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可復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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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93회 작성일 24-06-19 00:00

본문

 




불현듯 전화벨이 고함을 치며 나를 불러 세웠다 

수화기를 들자 다짜고짜 이름을 따져 물었고 

지구의 반대편에서 종말의 목소리가 걸어왔다

목구멍 보다 무겁던 음성에 발맞춰 줄곧 내달렸다 

멀리 내 유년의 망치질 소리가 천둥으로 고동치고 

창문을 열자 대못 같은 빗발이 정수리에 내리 꽂혔다

그해 여름날, 

먼지를 쏘아내던 영사기에 스크린처럼 비치는 꼬마 하나 

살갗을 뚫고 김이 모락거렸다 

이승의 하늘로 물김이 몸을 풀자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저승의 하늘이 지구를 덮어버린 그날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 선 늙은 감나무 한 그루  

널브러진 감빛이 내 거먼 망막 속으로 파고들었다

식어버린 둥치에 각질이 허옇게 날리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그녀의 짓무른 무릎과 무릎 사이  

진눈깨비처럼 축축한 감빛 온기가 내 목덜미를 핥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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