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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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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84회 작성일 24-06-14 00:04

본문

나리꽃




오래간만에 

조경 일 하는 철민형이 날 찾아왔다  


누가 쓰다 버린 낡은 분(盆)이라고 

나에게 건네며  

꽃대 피워보라 한다  


긴 시간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허기진 형의 목구멍으로 술을 퍼부었다 

나는 형의 비상금이었고 샌드백이었다 


칼끝으로 거죽을 찔러대던 날 선 채끝에도 

울음은 포기의 애인이므로

핏발 선 눈빛으로 떠나보낼 때

형의 화석이 되었다


우린 특별한 꿈을 함께 꿈꾸었기에  

계류를 거슬러 적도를 향해 열목어처럼 날았다


긴 시간이 흐른 뒤  


덧없이 빗발치는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특별과 보편이 동의어임을 서로가 몸짓으로 짐작할 때


덧칠한 꿈은 화창한 날들의 봄꿈처럼 증발해 버리고

국숫발 내리치는 천공을 향해 

한 무리의 물고기 떼가 격자 모양으로 훌쩍 날아오른다


지금 내 눈앞에 붉게 핀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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