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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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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36회 작성일 24-06-01 10:45

본문



조용한 장례


  정석촌



막아서는 어둠을 설득해 멀리서 보낸 

이슬로 속마음 비친 별빛 말고는 전한 부음에 

누구 하나 설워하지 않았다 나서려 않았다


풀 죽어 다가서는 침묵밖에는 

어른거린 코끝에 나비 부른 향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고개 들어 볼 붉혀 발갛게 마주해

장난기 넘친 바람이 머뭇거린 그 얼굴 바란 눈길에 허망을

안긴, 고르고 가린 의미는 스스로 거둬

겹겹에 기울인 정성 아무렇지 않은 듯 흩으려

떠나온 뿌리 곁으로 돌아가려 홀로 갖춘 격조마저 접어

밀린 뒷전에

토라진 허전 등 굽은 줄기 옆에 앉혀두고

초록이 꾸민 고요에 실려 거든 이 없는 허탈 속에 울음 삼킨 

아쉬움 멀리 멀어진 꽃잎들

 

상주로 나선 무덤덤 앞에  

어찌 꽃이 꽃에 파묻힐 수 있냐며 무심 속에 스러져 

먼 길 올 때나 갈 때나 잇기 위한 헌신의 마침내는

마무리를 바람이 나선 간결한 장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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