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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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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32회 작성일 24-05-23 08:29

본문

비탈진 여름날



솔향기 실어가는

구름은 산 위로 소처럼 느린데

여름을 등마 태운 소는

논밭에 구름처럼 빠르다

조롱박만하게

원두막 처마 밑에

논흙을 찰지게 버무려 풍년 집 짓는 제비들,

흙 묻은 빨간 입 보조개 목청 부리는 뾰족하고

들녘을 가르는 꽁지는 바람에 잘 드는 가위 날개 같다

뽕나무밭 어디선가 두서없이 들리는 터 잡이 까치들의

방언고론放言高論은 언거번거한데

바퀴살 긴 해가

망초와 쑥, 토끼풀이

쑥쑥 혀를 내민 언덕을 수굿이 가래질 한다

 



언거번거; 말이 쓸데없이 많고 수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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