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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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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3회 작성일 24-04-11 10:56

본문

인간의 조건(條件)



비록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 하여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 스피노자


실로, 좋고 또 좋은 말이어서
사람들이 인용(引用)도 많이들 한다마는

나 또한, 짐짓 숙연(肅然)한 표정으로
남들 앞에서 삶은 그래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말 내일의 종말에 명백한 확신이 든다면,
나는 아마도 덜 익은 사과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울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초라하고 누추한 인간은 되기 싫은 것이다
하여, 위선(僞善)은 인간적으로 얼마나 눈물겨운가

우리에게 그것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은 얼마나 차갑고 황막(荒漠)한 풍경이 되었을까

우리 모두 병들고 아픈 영혼이기에,
우리는 그렇게 따뜻한 연민(憐憫)의 눈빛으로
서로를 측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인간은 
근원자앞에서 마땅한 온전(穩全)함은 아니었다

근원자(根源者), 또한 그런 우리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세상 사람들의 그 흔한 흑백의 잣대로
함부로 선(線)을 긋지 아니한다

                                                                                        - 안희선



* 스피노자 (Baruch de Spinoza 1632∼1677) : 네덜란드의 철학자



Ave maria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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