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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0회 작성일 20-11-17 02:00

본문

*
이 겨울의 소소한 행복



구성원들 욕망의 총합계가 집단이겠지
떠나온 학교 가족 사회 국가를 바라보며
생판남으로 구르는 거리였다
남겨둔 것인지
남겨진 것인지
투명한 유리 꽃병에 줄어든 물때의 층이거나
웅크린 채 주저앉은 낙엽 뺨을 부비는 달빛 한 토막
혼자서 흘러내리고
흩어질까봐
얼른 렌즈 캡을 따고
무음의 찰칵 감옥에 쓰리슬쩍 수감시키는 침낭 하나
치유 불가능한 욕망 하나 줍는다
반쯤 혹시나의 짐작 단계에서 주저하며

뭔가 한가한 시인 같습니다

외눈박이 침낭 눈구멍에서 바퀴벌레를 쏟아낼 줄 알았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사는 거죠

삭제 버튼을 바라봤다
반쯤 꺾어마신 술잔을 머리에 물구나무 세울 수 없을테니





*
담쟁이 



빨간 벽돌
담벼락 벽지가 휙휙 뜯기고 있다





*
왜 다들 떠나는 걸까(거미와 문인)





평상시에는 왕처럼 정중앙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사색했었다
신경줄은 늘 팽팽했고 평화로웠다

문운이 있어 걸리면 걸리는대로 배를 채웠을 뿐

그러던 어느 날
낙엽 한 장 난데없이 날아들던니
바람이 불때마다 밤낮없이 먹이신호를 남발했고
신경 과민이 걸리도록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다

또 어느 날
궁금증에 이끌려 가보니
덩그러니 낙엽만 남아 흔들리고 있었다






*
도시의 낙엽에게



어디로 굴러가던지
빗자루에 걸리면 쓰레기 소각장이야
이 친구들아







*
OEM으로 출고된 젊은 날





어제 저녁 시켜먹고 남은
부대찌개가 부글거리는 거품마다
가라앉았던 오늘 저녁을 깨운다

어느새 밤은 겨울비를 떨어뜨리고
가을이 깜박하고 간 낙엽에도
라디오 전파는 흘러간 팝송을 날린다
술 한잔 기울이며 우적우적 흐름을 본다
흐릿한 느낌 몇 줄 줄 세우며
단어 몇 개 얼굴 몇 개와 맞춰본다
내 품에는 더 이상 거짓말한 사랑도
떠나올 애인도 없는데
가슴 가득 간직한 그 거리도 비었는데
그 왈칵의 순간이 지나간다
쉴 곳을 건네받던 순간이었다
그것이 지시하는 현실은 시였지만
여전히 지금도 어둡지만 촉촉한 무의미다

낡아가는 모텔
손때묻은 열쇠
플라스틱 숟가락 막대기에 달랑거리던

여전히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이미 바닥을 채웠기 때문이다
인생은 눈물 단속을 못하지만





*
퍼스트 펭귄을 기다리며




잘 지으셔서
무수히 달란트를 쌓아올리신 님들
그 시스템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기득권자가 되어버린 우수수하신 님들
책임감 있는 자발적인 포기가 필요하다

빈익빈 부익부가 시 밖에만 있지 않다

님들의 희생으로 함께 살아갈 것인가
그냥 이대로 폭삭할 것인가

밤과 별은 하나다
밤이 가면 별도 간다

내가 밤이 될테니
너는 별이 되거라
내가 더 컴컴해질테니
너는 더 환하게 빛나다오 시심이여






*
현대판 UU자적





밤샘으로 시론을 한 줄로 줄 세워 보았다
누구를 추켜 세우고 누구를 내버려 두느냐였다
그리하여 결국 이렇게 나는 나를 시로 쓴다
등 따습고 밥 잘 먹는다
지갑도 돈에 배고플 일 없고 밀린 청구서도 일절 없다
나 홀로 가족이면서 무슨 재미로 샤느냐고 묻는다면
니들 죽을맛을 상상하는 쏠쏠한 재미로 시 쓰며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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