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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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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0회 작성일 20-12-10 06:42

본문

왕의 겨울

지금은 겨울이지만 겨울은 그 어디에도 없네요. 하지만 지금 절기상으로 겨울이 분명합니다 겨울은 점점 깊어져 가고 겨울은 두툼한 방한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주머니 속에 손 한 개씩 만들었네요. 겨울이 사라져 갈 때 쫓겨 나버린 겨울의 중심에 개나리꽃이 노오란 입술을 삐죽이고 있어요

잠시 외출하여야 했나 봐요. 언제 돌아온다는 말을 한 적은 없어요. 겨울이 머물던 자리는 늘 불 끄진 난로가 온기를 찾아 겨울이 간 방향으로 전화를 걸고 있네요. 여보세요 겨울인가요 응답 없는 짧음의 침묵이 서로의 겨울인가 봐요 그 겨울이 대답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지만, 겨울이 놓고 간 겨울 마음은 이미 멀리 떠나버렸다는 소문만 무성합니다

겨울의 흔적은 여전히 곁에 머물겠지만, 겨울을 보았다는 계절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겨울이 어름 디딤발로 쩡쩡 소리 내며 걸어갈 때 겨울의 문은 더 단단히 닫혔습니다. 그 겨울 문 앞에는 눈송이 몇 개가 초인종처럼 매달려서 겨울이 나가고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불쑥 생겨나는 새싹의 거친 항변만 온 사방으로 무성해져 겨울은 돌아오지 못하고 어느 냉동실에서 부르르 떨며 다음 겨울에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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