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국경들이 노루발 밑의 솔기에 지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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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거나 짓밟히지 않고는 이어질 수 없나요? 오늘도 비무장 지대의 철새들은 철조망으로 오버로크를 쳐도 시접속으로 말려들어가지 않는 강물과 바람을 자르려고 그 긴 부리를 쪽가위처럼 벌리고 있는지. 오늘도 융단 폭격에 꺽여가는 꽃들이 치맛단 끝에 안으로 접힌 무늬에 지나지 않기를, 오늘도 캐터필러 밑에 깔린 비포장길이 찢어진 청바지의 옆단 솔기에 지나지 않기를, 그 옛날, 해가 질 곳이 없도록 서쪽으로 서쪽으로 진격하던 조랑말들의 편자가 커튼 자락 끝을 달리는 노루발에 지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천년 동안 늦잠을 잘 수 있었겠지, 느리게 돌림 바퀴를 돌리듯, 지구의를 한 바퀴 돌리면 북극과 남극 사이를 누덕누덕 기운 국경들이 늦은 끼니를 덮어놓은 조각보에 지나지 않기를,한순간도 울지 않고는 흘러가 본 적이 없는 시간이 다급한 노루발 밑을 울며 지나가는 옥양목 한 자락에 지나지 않기를, 이제는 부디 흰 손을 치켜들어 단추를 달듯 땅끝에 꽃을 심고, 이제는 부디 단추와 단추로 벌어진 섶들을 여미듯,꽃과 꽃으로 벌어진 땅의 솔기들을 포갤수 있기를
*새해에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젯소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블랙캔버스 선생님.. 흰색 물감으로 그려야겠군요. 캔버스가 블랙이라서 밝은 색을 많이 쓰야겠네요.
허긴 어두운 그림을 그릴수도 있으니...문학에서 밝은 그림보다 어두운 그림이 명화가 된 전례는 많으니,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