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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승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26회 작성일 21-02-05 23:22

본문

적(的)

     ─윤




  우리는 사사로이 손잡은 적 없다
  차를 마시고 후미진 곳을 찾아가 카섹스를 한 적도

  창을 깎고 방패를 만들기 위해 짐승 가죽을 벗긴 적도 없다

  서로를 갈구한 적도
  뭘 꼭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화분에 비밀을 키우며 물을 준 적도 없다

  불이 켜지면 알아보는 짐승이라서
  급소를 들킨 적도
  잠옷이 흘러내려서 림꼴이 저절로 왔다고

  문고리 닫아걸고 백지 너머로 알몸을 비춰본 적도 없다 마음은 들켜야 속이 시원하다고 말한 적도 없다

  음모와 발가락을 속달로 부치며 감각이 사는 곳이라 말한 적도 감각의 제국을 물은 적도 없다

  급소를 찌르며 아파한 적도
  급소가 발랄해지면 좋겠어,

  미래를 나누어 가지자 말한 적도
  꽃말 적어 꽃밭에다 은유를 뿌린 적도 없다

  과녁(的)이 붉어진 날이 있다
  과녁 위엔 핵심이 있다

  핵심보다는 가지런한 질서가 허리를 묶으면 적도가 생긴다고 말한 적도 없다

  붉은 섬은 갸륵하다
  섬은 조금씩 서로를 당긴다

  출렁거리는 마음이 흐르다
  격렬비열도 너럭바위로 뛰어오른 유선형 말을 허수히 찔러

  창과 방패를 원순모음화 하면 입술이 순해진다고

  우리에게 몰아친 적도
  달물 바깥으로 그토록 정다운 적도




댓글목록

승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승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뜻한 시밥을 짓는 시인님이
늘 부럽습니다.
끊임없이 나오는 맛깔난 음식들....
아름다운 그 분의 손맛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삶이 아름다운 사람은 시도 아름답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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