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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위에 잠든 눈부처를 안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855회 작성일 21-03-13 00:00

본문


강물 위에 잠든 눈부처를 안았다

      활연




  커튼 사이로 대낮을 들이고 신성한 밤은 무릎으로 이첩했다

  포도주에 젖은 눈시울 닦으며 되바라진 열쇠가 타자의 그늘을 짤랑거린다

  모서리 붉은 강물이 귓전에 밀려와 목이 부어오른 등고선이 흐린 날씨를 흘린다

  착란을 퇴고하기엔 불빛이 너무 많아 유리등 눈망울이 흔들거린다

  한기를 밀던 동사는 술청 목로였으므로 골목 윤곽을 배회하고 보라를 푼 뱀이 몸속을 붐빈다

  익수를 돌보던 불빛을 건져 걸식하듯 퇴락을 빈다

  오래전을 사랑하는 사람은 눈가 여독을 쓸고 지금 눈이 시린 사람은 물속에서 젖무덤을 건진다

  사모를 품고 살았던 눈부처가 동공을 운다

  입술을 만지면 둥근 방이 그려졌으나 눈독을 쓸어내리면 눈부신 죄가 쏟아졌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 강물 위에 잠든 부처를 안았다

단 한 줄로 유장함보다 대신
절창이 아닌가 싶습니다.

활연 시인님!

책벌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현의 깊이와
묘사의 힘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좋은 시에 거듭 감탄하며,
머물다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물 위에 잠든  눈부처를  안았다
그날 비구니만 산다는  수덕사에 들었지
포도주에 젖은 눈시울을  닦으며
비구니를 희롱하려는
바람이 엉덩이를 들썩이었지
붉어진  민망함을 감추려고
숨가뿐 풍경소리 들었지

지금 방금 들여다 본 여기
이 좋은 시
침묵속으로 슬며시 건져 갔지

활연님 시에 머물면서
흔적 남겨 두고  갑니다^^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 하나 하나에 명징한 울림이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를 읽으면
가물했던 눈을 뜨는 것 같고
청각장애자로 살던 귀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한려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려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하시기 바람니다
저완 시 스타일이 정 반대이군요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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