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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재 중 ―다시 쓰는 채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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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54회 작성일 21-05-05 08:44

본문

  지금은 부재 중

  ―다시 쓰는 채석강



  저것은 파도의 회심작(會心作), 파도의 전유물이다.


  두텁게 얽히고설킨 바닷속 깊이 흔들리지 않는 뿌리로 거대한 탑으로 층층이 이랑과 고랑을 일구었다.

  밀물의 행간과 썰물의 목록, 한 권 한 권의 내력을 음각해 놓았다.


  만물이 잠든 밤 파도는 인내하고 장고했을 것이다. 내내 홀로 쓰고 지우고 또 썼을 것이다.

  달빛의 그림자를 바닷새 속울음을 양각해 놓았을 것이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라

  철썩이는 푸른 멍의 고뇌, 까무룩 속살 젖는 갈매기의 날갯짓, 아기고래 엄마 젖 만지는 소리, 물고기들의 떼창이 해풍을 타고  절벽 곳곳 주석을 달았을 것이다.


  불면으로 쓴 저것은 파도만의 특허권이 있다. 독점권이 있기에 양도나 담보물이 될 수 없다. 매도할 수 없고 세를 놓을 수도 없다. 독점권이 있다고 파도는 그것을 이용하여 억만장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파도 자신 필생의 역작(力作)이기에 누구든 언제든 열람만 윤허한다.


  인고의 저것은 파도의 저술(著述) 누구나 읽을 수는 있지만, 퇴고(推敲)를 하는 것은 오직 파도 고유의 영역이다.


  파도에겐 탈고(脫稿)란 없다, 잠시 쉴 뿐

  바람을 빌어 오늘도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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