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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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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0회 작성일 21-05-16 16:50

본문



  풍치(風治) 마을



  바람이 다스리는 

  등나무처럼 휘어진

  너희 가파른 산자락을 더듬어

  송아지 향내 그윽한

  내 아내의 마을에 오면

  안면 없건만

  그래도 인심은 남아

  제비 둥지 튼

  서까래 밑 오랜 툇마루가

  반가이 안색을 띠고

  바람에 닦이신 장인어른은

  장닭 한 놈을

  마당으로 냅다 꽂으시며

  파안대소로 이 몸을

  제자리 찾지 못하게 하시고

  머루 따고 달래 캐다가

  어린 내 아내의 몸 키웠다던

  등 굽은 장모님의 손에

  실금이 손금처럼 뻗쳐 있는

  부뚜막 아궁이는

  해 가는 줄 모르고

  펄펄 난리법석이요

  내 아내 

  고이 간직해준 그대 

  밤나무와 너도밤나무와 상수리나무 

  그리고 개울과 바위와 구름과 하늘은

  너 왔느냐고

  눈웃음 지을 때

  바람은 우리를 다스리고

  위에 계신 

  그 분은,

  그대 바람을 다스리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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