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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單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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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9회 작성일 21-09-10 18:14

본문

단어單魚


솜씨 좋게 단어를 낚았어

지리한 몸싸움 끝에


재주 좋게 문장을 엮었어

손 부르터 피 질때까지


날렵한 단어와 엉성한 문장은

서로를

잡고, 잡고, 잡고.


허술히 놓여진

올바른 단어는

심연에 살고


메아리쳐 울린다.


잡아올린 단어를 식칼로 난도질할 때

단어는 심연의 꿈을

뒤틀고 비틀어

거듭해 꾼다


아무 말이든 짓걸여도

깊은 물에선 물거품만 일듯

날카롭게 짓이겨진 현실이라도

끝없이 뻐끔대는 단어의 아가리


도려내어 서늘한 곳에 말린다.


그대로 단어포가 되어

비릿한 향기 가득

질겅인다


씹어도 삼켜지지 않는

쫄깃한 내장과 미끌거리는 비늘

그리고 홀로 유영하는 반짝이는 지느러미


단어는 그렇게 달아난다

문장은 그렇게 실패한다


그렇게

시의 행방도 온데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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