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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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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루궁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8회 작성일 21-09-18 22:49

본문

밤의 투시도 


 

18게이지 바늘이 도시의 밤을 푹푹 찔러댄다.
한평의 머물 곳도 없는 도둑고양이의 앙칼진 울음소리가 송곳니에 어둠을 물고서 밤거리를 어슬렁거린다.
별빛도 좌우로 쭉 늘어선 비릿한 삐끼들의 네온 속으로 투신해 버리고 쇳소리 같기도 하고 구우, 구우 울먹거리는 상엿소리 같기도 한 발목 잘린 비둘기들의 은어가 씹다 버린 껌처럼 신발창에 달라붙는다.
졸피뎀을 찾아 헤매던 불면이 브라보를 외치며 내일의 술잔을 벌컥 마셔버리고 어둠이 깔린 술잔 속으로 숨어버렸다.

테이블 위에는 잘근거리며 씹다 남긴 비틀어져 흐트러진 밤의 부스러기들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있다.
나는 윤락녀가 앉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한 손에 어둠을 쥐고 천천히 데생을 한다.

연필로 1점 투시도를 그려볼까.

목탄으로 2점 투시도를 그려볼까.

유화로 3점 투시도를 그려볼까.​
파란 셀로판지를 통과한 도심의 캔버스는 시퍼렇다.
앵글은 늘 위치에 따라 화면을 왜곡시키지.
소실점이 어둠 속에서 흐물흐물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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