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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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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247회 작성일 21-12-10 23:43

본문

내가 새들의 국적을 취득한 날, 

세계는 한 벌의 솔기를 다 벗고 알몸이 되었지.

몸은 멀쩡한데 옷은 솔기로 가로지른 누더기,

검게 번들거리는, 뜨거운 쵸코렛에 던져진

포도알처럼 검게 반짝이는 눈동자의 아이들이

지금 이순간 망명하는 나라를 등에 업고

내 나라 국민들이 건설하는 남쪽은 국기가 없어,

철책으로 박힌 솔기들,

실밥을 뽑으면 송송해지는 총알 자국들,

잠시 여행 온 새들만 발목을 잘리지 않는 DMZ,


여권도 비자도 없이

어느 나라에나 똥을 갈기는 갑의 나라 시민이 되며

날개가 생겨도 나는 추락하지 않는다

날개가 있는데 추락하는 것은 죽은 새,

새들은 미장칼 같은 날개로 

나라와 나라의 틈새를 바른다

세계의 경계를 모두 벗겨버린 새들은

한 벌 햇볕이 국기다

새들의 비행으로 스모그가 생기는

새들의 수도에는 부동산이 없어

휘날리고, 펄럭이고, 흔들려서

아무도 취득하지 않는 동산뿐,


그런 새들의 국적을 취득하고,

오늘은 나도 새가 되어 골뱅이를 먹으며

휘날린다, 펄럭인다, 흔들린다


댓글목록

바리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guard 일까요?
boundary 일까요?

속된 말로 한 끗발 차이인데
그 한 끗발의 눈빛!
원시인지 근시인지 헤깔리는......

창작방에서 시인님의 글 읽으니 기분이 참 좋아요!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리움 선생님의 댓글을 읽으니 기분이 참 좋아요.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서 종교가 사라져야 세계에 평화가 온다고 했지만
저는 국가가 사라져야 세계에 평화가 올 것 같아요.
어떤 필요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맹신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생명의 안전과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민을 할 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국적을 버리고 새들의 나라 국민이 되기로 했어요.

외로움이 시를 쓰게 만들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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