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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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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1회 작성일 22-07-25 01:19

본문

산불  


까맣게 타 버려 앙상한 검은

뼈들이 되어 버린 나무들로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은 생명을 소실하여 

또 다른 생명으로 이어가는 영원의 순간 같은 것이어서


신경이 까맣게 타 버린 작은 길이 

며칠 전 박동을 멈춘 아버지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듯했다. 


차가운 기둥 

아버지의 언어가 멈추어 버린 지점에서 

나도 멈추었다.


스텐트 위에 서서 사방을 둘러 보았다. 


천 년을 함께 했던 피부가 뼈 위에 눌러 붙어

사라진 입술로 그들은 할 말이 내게 많은 듯했다.

하지만 적요.......


산등성이 몇 개 넘고 넘어 

에메랄드빛 투명한 물결이 둥그런 흰 바위를 치는 

나는 호수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어머니가 날 낳으실 적

두개골이 유난히 커서 어머니를 힘들게 하였다는

나는 이 세계가 자궁이기에 앞서

예리한 바늘 끝으로 세포 하나 하나의 

고통을 일으켜 세우는 천국, 

검고 앙상하게 

일체의 여백을 태워 버린 그들은 입을 벌리고 

찡그리거나 절규하는 표정으로 

천국을 체험하고 있었다. 


나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그들의 찬양이 숲의 정적을 채우는 

골짜기를 지나왔다.       

눈이 없는 달팽이의 

새하얀 몸부림,  

매캐한 연기로 가득한

허공에는 빙빙 도는 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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