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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를 상상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3회 작성일 23-01-11 13:41

본문

 

미영이를 상상하다.

 

 

 

숫자 하나가 좁은 방 구석에 숨어들고

다른 숫자 하나가 창문 안으로 스며들어 더하기가 되었다.

먼지들처럼 시나브로 쌓이던 것들이

곱하기로 변하고 나눗셈으로 비우기를 해 보아도

채무처럼 쌓이기만 했다.

어찌보면 너의 가슴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렇게 쌓인 줄 모르고 더듬기만 하다가

너의 도리질로 내 보잘것없은 자존심으로 셈을 놓치기도 하였다.

계산기로도 셈을 맞출 수 없는 것이

너의 대한 완성도이다.

너를 나의 방안으로만 가두어 놓는 것이

나의 가혹한 욕심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너의 부드러운 가슴을 내어주는 너는

도미노처럼 세워졌던 숫자들이 한순간에 쓰러지는 일이다.

그래서 쓰레기들처럼 나뒹구는 숫자들로 가득한 내 좁은 방,

그 안에 너는 이미 없다.

네가 있었던 자리에는 낡은 숫자들이 놓이지 않았다.

증명되지 못한 잊혀진 숫자들이 구석으로 밀려 있을 뿐,

3442

미영이

나를 보고 웃을 때만 볼 우물이 깊게 패이고

눈동자가 흘러 넘치 듯 진하게 번지던,

테이블 위의 옅은 안개처럼.

그 미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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