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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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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80회 작성일 23-02-27 14:51

본문

안개



아침 창밖에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나무 한 그루가 뿌리 없이 안개 중에 떠 있다. 

내게는 어머니가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내게는 뽀얗고 새하얀 여우털로 부끄런 데를 가린 여자가 있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뜨거운 오줌을 누고 있는 여자가. 모락모락 그러면 보이지 않게 

차가운 입자들로 내 기억 속을 헤메던 안개 속에서 입 

벌리고 죽어 있던 사슴 한 마리를 꼬불꼬불한 골목길 

지나 내 망막 끝에서 만난다.


검은 터널을 지나 한겨울로 나온다. 

손톱 하나하나마다 청록빛 수면이 황홀하게 어리는 그 여자. 

뿔들이 사방으로 예리하게 뻗어나가 영롱한 유리알들로 찰랑이는 온기를 관처럼 쓰고 오늘 아침.

안개는 이름 없는 저 계곡 어디서부터 여자의 팔다리 

석류즙으로 콕 찍어놓은 눈망울 

비릿한 머리카락을 얻어온 것일까.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연에서 이 시를 끝내도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그냥 감탄만 나오네요.
[검은 터널을 지나 한겨울로 나온다]
고개만 끄떡이다 갑니다.
좋은 시 올려 주셨는데 난  힐링만 받고...
피로회복제 같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ㅎㅎ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에 대해 아는 바 없지만
그냥 시인님의 시가 좋습니다
제 마음을 대변해 주시니깐.....
저는 시인님의 영원한
독자입니다.^^;
다만 아쉬운건
시마을이 아니면
시인님의 시를 감상할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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