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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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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2회 작성일 23-05-03 09:07

본문

오월 농한기. 경운기의 기계소리가 경쾌하다
논과 밭이 새 생명을 끌어안고 파릇파릇해지며 죽어버린 갈색은 엊그제 일이 되었다
할머니들이 애완견처럼 몰고 나온 유모차 안에는 호미와 앉은뱅이의자가 실려가며 때가 왔음을 알린다
공기 좋은 농촌으로 이사 오면서 오해의 눈이 무서워. 나는 이것을 텃세가 아닌 분위기라 말하고 싶다
눈에 튀는 화려한 꽃은 피우지 않았으므로
그냥저냥 논둑에 어우러져 뿌리를 내린 쑥개떡이나 함께 나누는 같은 흙내 나는 풀포기였다
며칠 전 길 건너 집이 새로 이사를 와 짐을 풀었다
다음날 딱딱! 딱따구리의 부리 쪼는 소리가 새벽공기를 갈라 밖을 내다보니 아침 정막을 깨는 골프공 쪼는 소리였다
멧비둘기의 울음이 정겨운 아침이었다
자연의 소리에 호사를 누리던 내 귀에 골프공 쪼는 소리가 왜 그리도 거슬리던지
화려한 사치의 피날레가 하얀 공과 함께 허공을 가른다
이른 아침. 경운기가 트랙터가 5월 농번기를 사열하며 논과 밭으로 정직한 땀과 노동을 싣고 행렬하고 있다
예쁜 제비꽃이라 할지라도 잔디밭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성가신 한 포기 잡초일 뿐
내 골프채 손잡이에는 힌 곰팡이가 잔뜩 슬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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