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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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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84회 작성일 23-06-15 19:57

본문

너나들이 스크럼 짜듯 엉겨 붙어야 했어
습하고 침울한 체온을 나누며 남의 피를 빨아 근근한 생을 이어가야 했지
희망을 전한다는 밝은 빛은 항상 비껴가 있었고
그나마 남은 습습한 생이 말라비틀어질까
한기를 피하려는 동종의 색깔들은 울적한 지하도로 곰팡이 번지듯 파고들었지
허기마저 사치라 여기며
공복에 절망이, 쓸쓸함이, 고독이, 한 잔 술로 데워지던 밤
몸뚱이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이끼의 포자처럼 피어 올랐지 뭐야
초록은 동색이라. 곰팡이와 이끼는 한 끗발 차이더라고
생전 서 보지 못한 앉은뱅이 박 씨는 엉덩이에 피돌기가 막혀 꿉꿉한 곰팡이가 꼈고
사기를 당해 쪽박을 찬 전직대표 최사장은 어의를 잊은 혀에 이끼가 백태처럼 서렸지
엊그제 생장점이 멈추어버린
풍찬노숙을 함께 견디어 온 이름 모를 주검 하나
무연고 처리되며 타오르는 불길 속 뼛속까지 들러붙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노숙자를 태우며
저승길 홀가분하게 올랐겠다

훨 훨 저 연기 올라가는것 좀 보시게나.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
평생을 두고 판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

이젠 저 황량하게 불어오는 삭풍의 모서리를
한 뼘쯤 되돌려놓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망막 속에서 실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저 비문들을
불타오르는 거미의 빨간색연필로 한 글자도 빠짐없이 모조리
꾹꾹 눌러 적어 봅니다.

시, 잘 감상했고요.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해가 떨어져도 약간은 덥다는 생각이 드는 계절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시로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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