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먼 길을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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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먼 길을 떠나며
2년 동안 목줄에 끼우고 있었던 아파트 출입카드를
나는 로비 탁자 위에 던져 두었고.
리윤아. 서율아. 찬우야. 예준아. 민준아. 연우야. 려원아. 하준아. 서하야. 시은아. 연재야. 나은아. 유은아. 서영아. 찬율아. 윤슬아. 유리야. 예인아. 리안아. 예원아. 루아야. 현진아. 리우야. 지원아. 세연아. 주찬아. 유하야. 재원아. 지우야. 수린아. 연서야. 지훈아. 연우야. 다영아. 준우야. 소율아. 채윤아. 채영아. 유빈아. 은성아. 재우야. 유건아. 진아. 수형아. 지유야. 리원아. 하연아. 서윤아. 지원아. 사랑아. 효민아. 태인아. 윤서야. 예서야. 지안아. 지훈아. 규나야. 민서야. 서영아. 주희야. 규림아. 민서야. 주연아. 아인아. 리나야. 민재야. 주아야. 연우야. 유성아. 하준아. 수민아. 제준아. 희성아. 시현아. 채현아. 세연아. 준우야. 시우야. 동규야. 정우야. 희지야. 하원아.
거짓 없는 말간 눈망울을 보이며
가지 말라던 아이들에게 난 말했지.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란다.
아침부터.
비는 언젠가 낙엽이 되고 흙이 될 내 몸에게로 달려들고.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보다
갔었던 길을 다시 걷는 게
더 많은 생각을 던져준단 걸 나는 알게 되었지.
새순 같은 손으로 써서 건네던 편지들,
그네들 마음 닮은 꽃들과 곱게 포장한 선물들을 받을 땐
함께 찍던 사진으론 담을 수 없던 눈물이 고였지.
영혼의 닻 같은 희망을 잠시 묻어 두고 왔었던 길을
몸져누워서도 꿈꾸던 그 길을,
이해할 수 없는 마음과 이해하고픈 마음 사이에서 나는
낡고 너덜거리는 발바닥을 다독이며 다시 걷기로 했다.
안녕.
내 푸르디푸른 아이들아.
횃불 같은 눈으로 지키던 정문과 후문의 게이트들아.
짧았던 풀잎의 휴식들아.
늑골처럼 아늑하던 물푸레나무와 만리향과 배롱나무의 빛들아.
문득.
바위로부터 걸어나온 바람이 푸르른 나의 길 위로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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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09님의 댓글
"다시, 먼 길을 떠나"는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