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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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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7회 작성일 25-08-0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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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최경순


백세, 옹골지지 못한 삶이였다고 치자

저 밑 변방에 생을 지탱하던 뿌리
그 뿌리인 발바닥에 박힌
지팡이처럼 솟은 옹이가 있다
등에도 각을 세운 옹이가 부르터 있다

끈질기게 연기를 뿜어대던
숯등걸 허파꽈리
저승사자에게 저당 잡힌 목숨줄이다
여기저기 삭정이마다 벌레 씹은
흐드레기* 무럭무럭 자라나고
각질도 죽은 산호처럼 날카롭다

비빌 언덕 하나 없이 발품 팔아
걷고 뛰고 먹고 사느라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유야무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두렵다
바닥이 전부인 바닥을
거부하는 발바닥
자꾸만 고자질하는 신발
신발을 원망할 수 없어서
옹이를 베니 나이테가 선명하다

희로애락 한 줄 한 줄 써 내려 간
백년 파란만장했던 삶의 이력서
누구나 응어리진 통증 앓는
옹이 하나쯤 있다

바닥을 베어 문 발바닥
기(氣)가 영혼을 갉아먹어도
멈출 수 없는 삶인가 보다
백세, 죽음 앞에서도
바닥의 내력 한번 읽어내지 못한 삶 

죽어서도 끝끝내 깨닫지도 못한,


*목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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