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옥상에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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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과 지상을 잇는 계단통로는
나의 혼을 단단하게 굽는 가마의 굴뚝같다
곧은 허리로 지상의 첫 계단을 밟지만
옥상가까이 이르면 머리를 깊이 숙이고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높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머리,
등을 내어준 계단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거룩한 곳으로 오르는 순례길 같은 겸손한 흙냄새를 바른다
나를 지워야 나를 볼 수 있는 길을
외면한지 참 오래되었다
옥상의 난간 밖 풍경에는 늘 해석이 필요하다
점점 기울어지는 아침을 보기가 두려웠던 이들은 신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숨기고 난간 밖의 날개옷을 사랑했다 몸을 벗어나고 싶은 자유의 음률로 어두운 시간을 한순간에 덮은 이들이 새로운 출구를 찾았다 사람들은 그 앞에서 아무것도 묻지 않기로 한다
나를 읽기 위해 지상에서 다 보지 못한 풍경을
옥상에서 마저 본다
오늘도 계단의 침묵을 업고 옥상으로 오르는 길,
나의 노선에 붉은 신호등은 없다.
댓글목록
탱크님의 댓글
죽음과 너무 가까이 대면하시는건 아닌지 사뭇 걱정이 됩니다. 힐링링 님도 그렇고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탱크 시인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서재가 6층 옥탑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걸어서 오릅니다
건물은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주변의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난간을 짚고 내려다 볼 때 스스로 나비처럼 날았던 분들도 생각이 나지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시인님. 저는 괜찮아요.
힐링시인님은 저와 댓글로 참 오랫동안 정서를 공유하며 지냈는데, 제가 직접 확인한 게 아니라
내일이라도 짠 하고 나타나실 것 같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리자님의 댓글
높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머리..
좋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목에 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겸손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에서 나오는 건데
학력이 높다고, 지위가 높다고 겸손을 잃는 분들이 참 많지요.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오후 시간 되십시오. 사리자 시인님.
onexer님의 댓글
무엇보다도 시인님이 겪는 그 심정을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자학해서는 안됩니다. 맘 추스리시고 건강 유의바랍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onexer 시인님,
시인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미소님의 댓글
정말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으신 걸까요? 수퍼스톰 시인님!
이 또한 지나가리...
잘 극복하시고 좋은 날 맞으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렇지만....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ㅎㅎ 미소시인님 저 괜찮아요.
매일 밤, 6층 옥탑에 있는 제 서재에 가면서 일부러 고통을 즐기려 계단을 통해 오릅니다.
옥상 난간에서 바라보면 자동차 바퀴에 도로가 감기는 소리,
시간에 쫓기어 급하게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모습, 마치 수혈을 받는 것 처럼 아파트 꼭대기기에서 깜박이는 붉은 경광등,
모두 분주한 삶의 부스러기들을 볼 수 있는데
어느 건물 옥상에서 스스로 날개 옷을 입는 분도 계시다는 사실이 제 영혼을 찌르기도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미소님의 댓글의 댓글
놀랐잖아요!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죄송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시로 서로 공감하는 때로는 위로, 걱정, 이 모든 게 시의 매력이죠.
전 개인적으로 시로 행복과 슬픔 이런 감정을 표현 하려고 하지요.
자신 얘기를 허구로도 쓰고, 허구가 자신 얘기로도 쓸 수 있고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전에 써 놓았던 글인데 올려 놓고 보니 몇몇 시인님들께 걱정을 드렸네요.
관심을 가져 주심에 감사할 일이지요.
이장희 시인님께서도 늘 건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총각 때 옥탑방에서 살던 기억이 되살아 나는군요.
옥탑방은 왠지 나만의 공간이고
훨훨 꿈을 펼칠 공간 같기도 하고 그렇지요
소시적에 간섭 없이 편하게 월세 살던 기억을 소환해준 시 한편,
너무 감명 깊이 읽었습니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부족한 글에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빚으십시오. 최현덕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