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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궁뎅이 버섯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onex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311회 작성일 25-09-26 17:45

본문

 노루궁뎅이 버섯        / 김 재 철

 

나무 그늘 깊숙이,

하얀 덩어리 하나 고개 숙여 앉아 있다.

손길이 스치면 가시를 세우고,

가만히 두면 바늘을 눕히는,

그 고요한 심사를 나는 다 헤아릴 수 없다.

 

겉은 순백의 미소를 머금었으나

속살엔 미로 같은 길,

벌레들의 은밀한 왕국이 어둠 속에 숨 쉬고 있다.

 

나는 너를 바라보며

밤새 머리를 빗질하다 잠든 소녀의 뒷모습을 본다.

또는 고슴도치가 웅크린 채

비밀스러운 꿈에 젖은 형상을 본다.

 

숲은 너를 기억한다.

박달나무는 뿌리와 줄기로 진실을 새기고,

떡갈잎은 너의 친근함에 고개를 끄덕인다.

벌나무 잎그늘이 너를 어루만지고,

마가목 열매는 떨어져 너를 안마한다.

바람은 더욱 신나서, 숲을 합창으로 흔든다.

 

그때 낯선 울음소리.

담비 새끼인가 싶었으나

뒤늦게 알았다, 그것은 어치였다.

남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숲의 장난꾼.

직박구리, 곤줄박이, 동고비들은

진작 알고 있었으나 내게는 숨긴 비밀이었다.

 

그들의 경계음 한가운데서도

너는 묵묵히, 순백의 자리를 지킨다.

 

노루궁뎅이여,

너의 순결 앞에 서면

내 심장은 부정맥처럼 흔들린다.

낮은 곳에서 너를 올려다보는 이 거리,

나는 알았다.

사랑은 멀리서 지켜보는 것임을.

 

순백의 영혼이여,

너를 어루만지고 싶으나

이 손길이 네게 상처 될까 두렵다.

 

실수로 내 품에 떨어져

벼랑을 굴러갔던 마지막 장면조차

나를 푸른 하늘로 올려다보게 한다.

 

나무의 숨결 따라 시선을 올리면,

숲 한가운데 매달린 순백의 심장,

 

그것이 너였다.




*. 산에 가면 많은 듯 귀한 버섯이 노루궁뎅이 버섯입니다. 수분을 머금으면 무거워 두 손으로 압력을

    가해 물을 빼야 하는데 이 물은 중요한 식수원이 됩니다. 맛은 씁니다. 저는 한 나무에 15개 정도 매달린

    노루궁뎅이 버섯을 보았습니다. 벌레가 내부에 많습니다.  죽은 나무, 생 나무 모두 착상하는 버섯입니다. 

                                                                                                               사진  임상균  약초세상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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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onex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께서 정감있게 맞이하여 주시니 계속 달리겠습니다. 달리다가 쓰러질 일 없을겁니다.
도중 동일한 메뉴 식상하시거든 얼릉 귀뜸하여 주시면 각종 버라이어티 한 맛 신장개업 달리기 준비되어
있으니 서슴치 마시고 달리는 여행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저의 배경(BACK)에는 발명이라는 베이스에서
단련된 안정근(운동에서 목적근육 주동근을 최적화 시키는 숨은 공신)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탱크 시인님 왕래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을입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에 매달린 누루궁뎅이 하이얀 버섯의
형태를  여기 사진으로 접하게 됩니다
저 하얀것이 심장처럼 매달려 있군요
숲에 살았던 노루궁뎅이 버섯은  어딘가로 흘러서
맛있는 요리가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날마다 산행  승승 장구 하시길 바랍니다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onex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재 올린 이미지들은 과거 흔적이고 올해도 몸상태 따라 계획은 하는데
고산지대는 피해야 할 것 같네요. 산을 타려면 하늘과 땅을 번갈아 스케닝
해서 찾아내는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일단 시력이 좋아야 해요. 직감이
많이 요구되기도 하고. 노루궁디 사진은 친구 임상균님이 찍은 것이고 친구는
일 년 의 절반 이상 산을 타는 전문가에요. 동고비 같은 새는 손으로 부르기도
하고..제 사진 자료도 상당한 량이 있구요. 장르?가 다양합니다. 일단 산에
들어가면 최고의 행복감이 오죠.친구는 꽃 사진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아주
희귀한..일반인들은 근접하기 좀 어려운 자료들도,,감사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의 향기가 다소 바뀐 듯 합니다.
매끄럽게 흐르는 문체, 사유의 확장이 참 깊습니다.
버섯이라는 단순한 식물을 벗어나 버섯에 시인님 생의 철학까지 입히셨습니다.
좋은 시 많이 빚으십시오.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onex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루는 숲속에서 그 크기가 보통 성인 주먹 하나 아니면 두 개 정도 크기인데
어쩌다 조건이 좋은 곳 매우 크고 상태도 깨끗한 A급을 만나면 그 백색과
잘 빚어진 머리결 그리고 요염한 곡선이 감탄사가 안 나올 수 밖에 없는데..
누군가 선구자가 있을거야 노루를 누가 시로 엮었을까?  분명 있을거야
추정했는데, 아니 이게 제가 처음같습니다...이 황홀한 노루를 제게 허락해 준
행운에 감사하여 설레임으로 그려봤습니다.  제게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노루 또한 저의 부족한 능력을 보완 출중한 님에게 갔으면 백년을
호강할텐데 ..노루의 진면목 승화시키는 강열함 부족하여 시간 지나 불평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시마을이라는 그라운드에서  이런 인연의 멋이 찾아오다니 !  이 얼마나 드라마틱합니까?
업무가 조금 있으면 바빠질텐데 최선을 다해서 해 보겠습니다.
왕래 감사드리고 평안하십시오.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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