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0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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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0월에게
함부로 너의 깊이를 논하지 않을게.
허공의 높이를 버린 낙엽의 마음을 가진 너를.
발자국 흔적 하나 없는 숲의 얼굴을 모른 척 않을게.
초록이 낀 돌담길을 노니던 파랑새의 노래를 품은 너를.
멋모르고 썼던 아픈 시를 다시는 소환하지 않을게.
차라리, 힘든 길 걸어온 그대여,
그 옹골찬 노래나 부를게.
홀연히 떠나버린 잎사귀의 뒷모습을 그리지 않을게.
프라이팬에 구운 토마토를 생가지의 토마토가 잊어버리듯.
온 들녘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소방 호스로도 끌 수 없는 너의 시를
내 함부로 말하지 않으리.
사과한다며,
쪼갠 사과 한 조각을 건네던 파리한 두 손을
바오밥나무의 늑골처럼 감싸안으며 받아주던 사람을,
상처 난 얼굴 한 조각을 애써 가려주던 마음을,
송두리째 닮은 너를.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좋네요!
은은한 리듬감이
낙엽 밟듯 사뿐히 읽었드랬습니다
즐 추석 되시구요~^^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늘 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연휴 되시길
수퍼스톰님의 댓글
시는 이렇게 짓는 것이다 라는
시의 정수, 시의 교과서를 정독하며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한가위 명절되십시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과찬입니다.
늘 저를 옹골차게 만들어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이정원님의 댓글
시다운 시를 봅니다
감성이 몽글몽글 살아나네요
몇 번을 음미해도 좋은 시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몽글몽글한 말씀 감사합니다.
시마을이 원래 몽글몽글한 곳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편안하시길.
탱크님의 댓글
너덜길님 덕분에 마음의 위안을 찾고 갑니다. 언젠가는 닿을 수 있을까요 낙엽과 가지의 거리가 이렇게 멀리 벌어졌는데. 그리워하면 닿을 수 있을까요
바라볼수 있는 그 낙하의 높이를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위안이 되신다 하시니,
다만 고마울 따름입니다.
늘 평안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