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금이 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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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뼈를 도굴해갔다는 풍문을 들은 적 있다
철썩이는 몸속 피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깊은 바닷속의 노을을 써레질하는 심해어들의 퇴화된 숨소리를
회오리처럼 삼킨 적 있다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금이 간 거울 속,
그 속에서 정답과 오답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평행선을 달렸던
어깨가 해진 이름 하나,
어두운 강에 혼자 떠 있는 창백한 달처럼 눈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고 있는 그는
밤마다 달여지는 세상의 울음을 말없이 받아내었다
나는 그것으로 그가 하늘에 갚아야 할 빚을 청산했다고 생각했다
돌을 베고 자는 그는 스스로 돌의 풍경이 되어갔다
로사리오의 묵주알 같은 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던 그의 삶은 그의 기도서 안에 있었다
그는 한평생 돈 대신 하늘 언저리에
환하게 닿을 빛을 모았다
그가 우주로 이어진 징검다리를 건너던 날 나는 수몰된 마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땅에 뉘어 드렸다
수없이 밟힌 그의 꿈은 밟힌 게 아니라 피 흘리는 침묵으로 밟혀준 것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가 꾸는 꿈의 관절에 못이 박히던 날
나는 그의 몸에서 떨어진 가랑잎 한 장.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반야심경 전문을 본듯,
이 아침의 기운이 한층 업 되는 좋은 시 한편을 본 것 같습니다.
좋은 소식이 시마을에 울려 퍼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가랑잎 한 장 ' 밑거름 되어 창창한 그날 되시길.....
건안히시기 바랍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변변치 못한 글에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게는 마치 수도자 처럼 가혹하리 만큼
청빈한 삶을 즐기셨지만
남에게는 베품의 삶을 사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지어보았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시인님.
탱크님의 댓글
아! 어쩐지 누구를 추모하며 썼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님의 시에 댓글 많이 달려서 사실 제가 따로 드릴 말이 없네요. 저와는 좀 경향이 다르지만 워낙 시를 잘 쓰시는지라. 수퍼스톰님의 시의 길이 반짝반짝 빛나기를 바라봅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탱크 시인님의 샘솟는 시심, 왕성한 필력으로
좋은 시 많이 빚으십시오.
행복한 휴일 오후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지원님의 댓글
바람에 금이 간 날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행복한 휴일 오후 시간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