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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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라는 사랑
여름휴가 때 산 책에
이런 문장이 음각돼 있었다
겨울이 오면
다 뿌리치고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멀어져가는 뒷모습처럼 사무쳤다
문장을 면도칼로 오려내고 싶었다
오려낸 문장을 주머니에 넣고
나도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
어둠이 쏟아지면 별이 되어
반짝이는 별의 뒤쪽엔
돌아가지 못한 마음이
차가운 돌멩이처럼 뒹굴고
어둠 속에 눈이 멀어도
그리움이라고 부르면
눈을 떠서 먼 곳을 바라본다
사랑이라 부르면 두 눈이 젖어오고
형벌은 아니지만
식지 않는 마음은
겨울이 오면 겨울의 방식대로
흩어져갈 것이다
허공을 허공의 방식대로 하얗게 채울 것이다
칼자국이 선명한 그 문장도
하얀 허공의 마음에 덮여
밥 짓는 냄새로 가득 찬
저녁 골목길처럼 깊어갈 것이다
그리고 길 위에는
별의 뒤쪽에서부터 시작되었을
한 켤레의 하얀 발자국
그 뒤를 따라가면
노란 불빛이 기다리는
그곳에 닿을 것만 같아
털모자를 눌러 쓰고
신발 끈을 고쳐 매는 마음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그곳이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리움과 사랑과 기다림이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 문장을 면도칼로 오려내고 싶다"에 잠시 꼿혀서 머물다 갑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향필 하시길 시인님~~^^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향필을 기원합니다.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겨울이 와도 식지 않을 시의 마음을
보여주셔서 저에게도 힘이 됩니다.
신발 끈을 야무지게 고쳐 매어야지......
하고 다짐하게 됩니다.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변변치 못한 글 좋게 읽어주시니 기쁩니다.
너덜길 시인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cosyyoon님의 댓글
시어 하나 하나가 단단하고 탄력이 가득합니다!
깊은 사유도 한 모금 받아 갑니다.
문우님의 항필를 기원합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어깨에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