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에게 바치는 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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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豆腐)에게 바치는 연시(戀詩)
처음 보는 순간 긴장했었어
하얗게 각이 진 모습이 앙칼졌거든
찔러도 피 한방물 나오지 않을 위인같았지
실제로 넌 엄숙하고 고귀한 종자에서
유래된 돌연변이란 말이 돌았어
왠걸
너는 부드러운 존재였어
손 끝의 스침만으로 가느다랗게
흔들렸지
숟가락 끝으로도 네모난 각도 선뜻 내어주고
젓가락 하나에 활짝 웃으며 속을 보여주었지
무명베옷 같은 색깔이 한결같았지
넌 겉과 속이 같은 존재였던 거지
튀지 않는 성질이 너의 멋이었어
맑은 간수(澗水) 아래 숨 죽인 고요처럼
순한 까닭에
맵고 짜고 톡쏘는 싸이키 조명 속에서도
스팩타클한 단물들과 헤비메탈한 기름진 작자들과도
잘 어울렸지
모두가 널 좋아했지 한결 같이 좋아했지
이물 없고 겸손하지만
자존하는 자세
너에게 사랑에 빠진 것도 같은 이유였던 것 아닐까,
생각해
작은 자극에 자주 물리고 큰 자극에 지쳐있었거든
난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거든
누군가 널 두부살처럼 물러터진 작자라 놀려도
상관 없어
이미 콩깍지가 끼었는 걸
이 주먹만한 사랑 한 모, 어떻하겠어?
댓글목록
사리자님의 댓글
겉과 속이 같고
맑은 간수 아래 숨죽인 고요처럼 순한
두부가 이제
멋진 답시를 보내올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cosyyoon님의 댓글의 댓글
부끄러운 시,
감상해주시고 격려의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재숙님의 댓글
두부를 이렇게 맛나게 시로 빚어 주시다니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슴니다 생각의 발상이 참 신선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시인님~~~^^
cosyyoon님의 댓글의 댓글
김재숙 시인님!
방문해 주시고 한 말씀 남겨주셔서 영광입니다.
시인님의 시야말로 저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계속 옥고를 올려주셔서
많은 깨우침을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리꽃활짝님의 댓글
두부를 원체 좋아하는데ᆢ
이렇게 찐 두부보다 맛난 시를 지으시다니요
고맙습니다 좋은 시
cosyyoon님의 댓글
두부처럼 소박한 시를 칭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