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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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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마파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5-11-25 02:09

본문

막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전날 밤도 그러했고 그 전날 밤도 그러했다
오늘도 별반 다를 바 없이
내가 알 수 없는 낯선 밤차가 늦게 찾아와선
누군가를 황급히 내려놓고는
분분히 헤어져 총총걸음으로 멀어져 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곁눈질로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어디론가 모습을 감췄을 뿐
오늘도 막차는 오지를 않았다
 
금방이라도 경적을 울리며
곧 달려올 것만 같았던 막차는
오늘도 끝내 오지를 않았고
이별에 익숙지 못한 나는
여전히 대합실 창가를 서성이며
오지 않는 막차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다
 
인적은 차츰 떨어져 나가고
빈 대합실에 온기처럼 남아 있던
불빛마저 꺼졌다
이제 더 돌아올 차는 없다
분명 나도 돌아가야 하겠건만
무엇이 그리 발목을 붙들어
선뜻 발을 내딛지 못하고
땅바닥 깊숙이 발을 박고
대합실 문지방에 달라붙어
가로등 불빛 속에 초췌한 내 모습만
비추이고 섰을까
 
골목을 휘젓던 바람이
무심히 얼굴을 스치고 지난다
밤이라 그런지 길들은 어둡고 바람은 차다
초저녁부터 별들은 어디론가 종적을 감췄고
그나 하게 술 취한 이의 무용담이
고무줄처럼 늘어나서
채 바퀴 돌듯 저절로 연이어지는
허술한 포장마차 술잔 속에
자취를 감췄던 별들이
하나둘 찾아와서 찰랑거리고
나는 그 별들을 들이마시고 또 마신다
 
다시 돌아오리라는
언약 같은 것은 애초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막차를 기다리고 있다
가슴 켜켜이 꽂아두고도 들춰낼 수 없어
한마디도 싣려 보내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막차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고
너무 때늦은 감이 있는 지금
나는 홀로 되뇌이고 있다
함께 싣려 보내지 못한 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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