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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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성탄절
한 겨울의 추위는 매서웠지만
수줍음은 시린 발바닥 같았지만
먹을 것 준다는 말에 반 친구를 따라
가본 교회
교회는 횡환 산비탈 공터에 하얗게 서 있었어
비록 콘크리트 블럭으로 지었지만
회당은 내가 다니는 국민학교 5학년
4반 교실만도 못 했지만
작은 교회가 하는 말씀은 믿을 만 했어
강단 뒤에 쌓여 있는 단팡빵과 떡과 사탕들이
먹음직 했거든
누구 돌잔치 상 같은 단팡빵과 떡과 사탕들 뒤에
큰 나무 십자가가 있었지만
말 구유에 누운 아기가 그려진 장식이 아기자기했지만
시간은 더디 흘렀지만
주일 선생님의 이마 땀이 송글송글 맺혀 보였지만
강단 뒤의 먹을 것이 다소곳이 듣고 있었으므로
나도 참아보기로 했어
아주 옛날 여기서 아주 먼 곳에서
한 아이가 날 구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지 않는가
새로 나온 어린이가 되어
어느 학교, 몇 학년 몇반
누구인지를 말해야 했지만
같은 처지의 얘들이 많아서
크게 부끄럽지는 않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빵과 떡과 사탕을 얻기 위한
마지막 좁은 문 하나 정도였다는 생각
징글벨, 징글벨을 따라 불렀어
괜히 신이 났던 건 왜일까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교회가 나누어준 먹거리를 다람쥐 새끼처럼
아껴 먹으며
곰곰히 고민했어
다가오는 일요일에
이 교회에 나가볼까?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자연의 큼과 신성의 위대함이 이입되어 성숙함으로 세상을 대하는 즐거움도 상당합니다
cosyyoon님의 댓글의 댓글
서투른 글에 과분한 감상평을 남겨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시인님의 옥고 탐독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