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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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넘어로 고속철도 교각이 네모반듯 하게 누워있다
기차는 앞으로 갈 때 뒤로 갈때나 차창 넘어로 더 속도를 낸다
그리고 빈 교각을 보면 문득 쏟아지는 바라봄이 있다
어둠을 향해 달리는 듯 마음 속으로 잠시 들어온다
한참을 달리자 달이 주위에 비하여 밝아온다
달을 가까이 하면 모과의 기우는 은은한 향이
짙은 향유를 담고서 천천히 따라다니며
얼굴 바로 너머에 멈춘듯 하다
하늘에 구름 또한 마음을 대신하는 듯이
어떨 땐 비어 있음을 또 어떤날은 의미하지 않음을
나 또한 비어있는 머리 속과 복잡하고 뜨거운 마음의 끝을
송곳처럼 붓처럼 새하얗게 피어나는 새것에 가져다 대고 있다
선택받은 것이었다 어떤것도 느껴지지 않게
요며칠날 저녁은 온전히 깨지 않고 일어났을 때 어떤 선택이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남들처럼 하고 있었다
가장 슬픈건 떠나간 사람보다 곁에 있는 사람이 아프다는 것과
사소한 것이겠지만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는 이유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다
내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고 오래전에 매일 생각했던 걱정이
그날은 다시 찾아왔다
산다는 건 걱정거리를 없애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과
그리고 드디어 서로 웃고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하는 것
그래서 깨어있지 않아도 그 짧은 기억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시 잠들겠지만 잊혀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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