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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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신문을 접으면
세계는 얇아지고 한 사람의 이름만 두꺼워진다
나는 너의 안부를 읽다가 전쟁을 건너뛰었다
컵 속의 커피는
어제보다 조금 더 식어 있었고
그 사실 하나로
오늘은 충분히 설명되었다
사람들은 시간을 직선으로 그리지만
저녁이 되면 모든 시계는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
너는 말이 없었고
그 침묵이 긴 문장보다 정확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
이해란 상대의 삶에 발을 벗고 들어가는 일
양말이 젖어도 불평하지 않는 일
창밖에서는 비가 오다가
그만두는 법을 잊은 채 계속 연습 중이었고
우산들은 각자의 철학을 펼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히 알지 못했지만
그건 해가 바다를 다 마시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였다
밤이 되자 별들은
자기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저렇게 멀어졌고
나는 네가 남긴 한 문장의 온기를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랑이란
끝내 말하지 않은 것들이 서로를 데워 주는 일
그래서 내일도 나는 신문을 접고
너의 이름만 조용히 펼칠 것이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사물이나 일상 생활로 날씨를 표현하는 것이 좋네요.
우산들은 각자의 철학을 펼치고 있었다 라는 표현 넘 좋네요.
잘 빚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사랑시나 연정시는 저의 취향과 거리가 멀어
쓰는 편이 아닌데 역시 써 놓고 보니 조금 간지럽네요.
바람도 강하게 불고 날씨가 너무 춥습니다.
건강 유의하십시오. 이장희 시인님. 감사합니다.
미소님의 댓글
"우리는 서로의 날씨였다"
그날 기분이나 일상을 날씨가 죄우하기도 하는데...
사랑도 정말 그렇네요
"내일도 너의 이름만 조용히 펼칠 것이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저의 글 스타일과 맞지 않는 글을 썼더니 부끄러워집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미소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