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보다 쑥쑥 자란 대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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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보다 쑥쑥 자란 눈에 보이지 않는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 대숲을 벗어나고자 했으나 벗어날 수 없는
하루하루 걷고 있었다
일종의 의무이면서도 일종의 나의 권리와 같았다
이것이 온전하게 나에게 부여된 것에 대해서 결론을 짓지 못했다
외로움이 이처럼 쑥쑥 자라나는 대나무 숲이었다니
쉽게 벗어나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
이 대나무 숲과 맞닿아 있음에 놀랐다
대나무 숲에서 울려퍼지는 서걱이는 댓잎들의 소리를
내가 내는 소리인 걸까
들으면 익숙한 것 같은데 낯선 미지세계와 부딪치는
이 충동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파장의 여운이 오랫동안 나의 내부를 흔들었다
이 외로움의 씨앗을 뿌리지도 않았는데 내 키보다 높이 자랐다
사람들마다 이런 숲 하나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었다
이 숲에 갇혀 영영 벗어날 수 없는 안개와 같은 나
댓잎들은 달빛 아래에서 모든 것을 뛰어 넘게 했다
나는 어디쯤에 멈춰 서서 내려 올 수도 없고 올라갈
수도 없는 앞에서 대나무 매듭만 이어가고 있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누가 뭐래도 대나무는 숲의 척추입니다.
또한 속이 비어있는 원통의 기도문이지요.
속이 비워져 있는 대나무야 말로 가장 단단한 그릇, 바로 힐링시인님십니다.
행복한 주말 엮으십시오.
힐링3님의 댓글
또한 속이 비어있는 원통의 기도문이지요!
비어 있음 통해서 기도문이라는 새로운 발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내부로 향하는 시인님의 예리한 통찰력은
언제나 새로운 경계선을 그어 줍니다.
토요일이라는 주는 이 자유함을
오늘 하루만으로 가득 채우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