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만들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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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들다 보면
두께 3.2밀리미터의 철판과 용접봉으로
바람을 만들다 보면
사는 것이 참 바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절단기와 용접기는 원심력을 만들고
원심력은 바람을 만든다.
바람은 그에게 주어진 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좁은 골짜기를 달릴 때도
넓은 들판을 거닐 때도
높은 산을 오를 때도
바람은 자신의 뿌리를 놓지 않는다.
베르누이의 법칙,
바람은 길고 숨막히는 덕트와 필터와 곡관과 먼지들,
그리고 생의 온갖 아픔을 지나
하늘로 치솟은 마지막 굴뚝을 열고 흩어진다.
웅크린 자세로 용접을 하다
하늘을 보면 이파리들이 흔들리고 먼지가 일렁인다.
보이지 않는 영혼이 보이는 순간이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ㅎㅎ오랫만에 마을에 온 보람이 있습니다.
철판과 용접봉으로 바람을 형상화 하시다니.
시를 계속 쓰야겠다 싶게 만드는 시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