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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91회 작성일 19-04-12 13:52

본문

붉은 방

  활연




  쇠스랑볕은 무겁고
  너럭바위는 금이 가 있지

  사리 물때엔 개흙도 속을 뒤집곤 하지만
  물색 짙은 수평선 당겨 짠물에 절여지면

  자오선을 넘을까

  만조가 발목에 닿을 땐 물미역 건져 말리고
  조개 무덤 쌓아도 한철 비린내일 테니

  회오리치는 처절이 없어 꽃나무 머리에 지고 사는 건
  딱딱한 운명 같아

  한 권의 붉은 방

  젖은 갈피 부서져야 평평해지는 잔물결
  살갗에 번진 푸른 멍들

  해변이 마르는 그을음 한철
  물 고삐 잡아당기며 조그만 성소에 머물자

  벼랑과 너울이
  사슴의 둘레를 완성할 때까지




댓글목록

터모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구는 우리 우주에서 유일하면서 동시에 유일하기에 고독한 행성이겠지요.
끊임없는 항구적 모티브에 갖혀 주기와 궤적으로써
맹목적 영속이 되어가는데, 사실 불멸은 아니라는 보편적 진실.
조수간만 조석차 물때에 관한
자아이거나 시간의 유물이거나 이중성이라면

벼랑과 너울은 시적 화자가 자주 쓰던 방식의 절박함이면서
사슴의 둘레는 평온이며.......

난해시라 생각할 게 많아 좋았습니다.
정답이 없으니 오독이라기도 그렇고 오역은 더더욱 타당하지 않으니,
주석주역(사실, 이 두 가지 뜻도 까먹고 주섬주섬 던지는거지만)
비스무리한 해석이 좀 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물때가 사람이라면 좀 쉽겠다는 생각도 하다가
더한 난독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예전에 4월 팽목항 ...... 인과적으로 말할 대목에서 그때 달린 댓글이 가물거리기도 하고

유독 이 시에는 댓글이 달리지 않은 것만 봐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우주에서 버려두고 멀게 너무 확대한 나머지 전체를 볼 수 없는
좁쌀에 불과한 세계에 대해 너무 광대한 나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라고 한다면
좁쌀 밖에서 인류를 보고 있을 시선에 대해 부끄러워 해야 한다는 식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잘 지내시죠? 라는 말 한 마디 떼려는데
참 오래 걸렸다는 말을 원래 댓글에 놓는 의도까지
붉은 방의 의미가 그것이겠죠?

의도는 그것인데
나름대로 궁리하다보니 추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건 사슴의 둘레의 이유가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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