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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071회 작성일 19-04-19 20:01

본문

글을 쓰는 이유/창문바람


하루 나의 모든 것을 글로 쓴다

기쁜 날엔 한없이 빛나는 

해 아래서 나의 기쁨을 썼다


슬픈 날엔 울지 않고

은은한 별에 종이 비춰

나의 슬픔을 썼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엔 언제나

살아있는 이의 말소리보다

가전제품 따위가 돌아가는 

소리가 훨씬 많았기에


나는 기쁜 일이 있어도 

하하 웃을 수 없었고

슬픈 일이 있어도 

엉엉 울 수도 없었다


많고 많은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정작 내 말을 들어줄 귀는 없다

많고 많은 물건들이 소릴 내지만

정작 날 공감해줄 입은 없다


그래서 종이에 글을 적었다

연필은 입을 닮아 내 마음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변했고

써 내려가는 글소리는 내 목소리와 같았다


쓰인 글은 계속 남아 왜 기뻤는지, 왜 슬펐는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 내가 나를 곱씹게 했고

누구를 미워했는지, 누구를 사랑하는지

내가 누구인지를 되뇌게 했다


글을 써 살아있는 내 소리로 집을 채운다


기쁘다, 슬프다라 뱉어봤자

잠시 뒤면 날아갈 말일뿐이다

작은 감정조차도 글로 쓸 것이다

한시라도 나를 흔들었던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살아감의 증거로 나를 적는다

내 안에 묻는 모든 색깔들을. 


댓글목록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써 살아있는 내 소리로 집을 채운다//

글은 살아 있는 소리군요.^^

멋진 발상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창문바람 시인님^^

창문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답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소리와 새겨진 글은 제겐 살아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용두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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