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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밥풀꽃 나무 아래의 비밀(가로수 나무 밑 반평의 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0회 작성일 19-04-26 23:47

본문


며느리 밥풀꽃 나무 아래의 비밀(가로수 나무 밑 반평의 땅)


아무르박


뿌리가 다른 자식들이 동침했다


조롱박 돌나물 호박 보리 달래 부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의 조합을 두고 아버지가 누구냐,

묻는 사람은 없었다


적색 신호등에 꼬리를 문 운전석의 표정들이

가끔 창밖에 여운을 두고 떠나갔다


담배꽁초를 줍는 오후 6시의 남자

술 배달을 하는 오후 2시의 남자

정오에 밥을 먹으러 지나가는 경비를 서는 남자

헬스 후에 머리가 젖어 식당 문을 여는 오전 10시의 여자

아니면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오전 7시의 여자는 알까


고추의 서릿발 같은 기상을 세우던 고춧대가

비닐하우스를 연상하는 반달 모양의 울을 쳤다


봄과 여름이 헷갈리는 가랑비 듣는 소리


아침 해장 무렵이면

손님처럼 찾아드는 비둘기가 울타리에 머리를 들이밀다가

제 걸음에 놀라 머리를 들고 날아가곤 했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는


이웃집 가로수 그늘 밑에서

지난 가을에 호박이 덩굴째 나왔다고 한다

민들레가 노란 꽃을 두고 간 자리에서

고구마가 나왔다는 말도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의 꼬리들이

북서울 꿈의 숲 가로수마다 자자하다


새벽이면 씨나락 까먹는 소리

누군가 또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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