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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1,390회 작성일 19-05-07 20:48

본문

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날  / 최 현덕 

 

오후의 햇살이

정 남향 창살을 비집는 한여름 때

어머니의 질문이 질문을 해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검정손가방,

겉모양은 주인 잃어 덩그러니, 하지만

지퍼를 열면 생전 모습대로 머리염색도구는

숱한 시간들을 차곡차곡 사리고 있어요

한 움큼 흘린 눈물방울 참빗 사이에 쩔어 있고

갈피 못 잡던 모난 세월 대빗에 뭉쳐 있지요

흰머리 감추기 위해 늘 수건을 쓰던 어머니께

맨 처음 염색 해 주던 날 어머니는 경대 위

아버지 사진을 보며 묘한 미소를 띠셨어요

 

염색해 드린 다음 날 어머니는

금이 간 땅을 밟으며 노심초사 광주리를 이고는

생선 사이소, 자반 고등어 사이소

전심전력 애태움을 걸치고 천지를 헤맸지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무심코 툭 내뱉은 말 때문 인가요

나는 궂은 날이면 난쟁이가 돼요

백 살까지 해 드리께요말 못한

어머니 머리칼에 물들이던 그 시간이

오래고 긴 세월동안 먹물 되어 흐릅니다

 

좀 더 잘 해 드릴걸, , ,

후렴 가사 같은.

 


댓글목록

쿠쿠달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쿠쿠달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이 짠하네요. 어머니 염색물들이던 날. 시인님 효자시군요. 저도 아들이 염색하다가

머리숱이 징하게 많다고 해서 염색방으로 갔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와 함께한 지난 세월은 모두가 후회스럽지요.
좀 더 잘해 드릴걸 하는 후회 막심입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이 항상
아려오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마음 한구석이 언제나 물기가 있는 것 같이
축축했었거든요
못다 해드린 말도 손한번 잡아보고
가만히 안아드리고 싶은 그리움도
이젠  먼하늘만 속절없이 바라봐야 하네요
최시인님은 그래도 후덕한 성품으로
어머니께 참 듬직한 아드님이셨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다음 수순은 거침없이 쭈욱 가는겁니다.
문단에 빛나는 별!
3월의 우수작! 감축드립니다. 갑장님!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먹먹한 어버이날의 아침입니다 
어머니에대한 잔상은 모든 자식들의 아픈 응어리라 공감해 봅니다
잘 읽고 나갑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펼치는 페이지마다
눈꽃이 소록소록 쌓여  담겼습니다
시린 자국이  군데 군데  발자국처럼  찍혀 있고요
하물며  오늘이라니요,  더구나 **
석촌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버이 날이라고 가까이 사는 딸이 손주와 함께 재롱을 떠는군요  어머니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뭐 저에겐 특별한 날이 아닌데 그렇게 느끼게 하는군요
손주녀석들이
고맙습니다 석촌 시인님!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현덕님

사랑하는 우리 시인님! 반갑고 반갑습니다

 돌아가신 모친의 유품을
바라보면서 가슴으로 우는 동생을 봅니다
아들 손으로 물들여 줄때 흐믓 하셨을것입니다

아우님의 회상 속에 마음 짠 하게 눈시울 적시고 갑니다
효성 지극한 우리 시인님 마음 달래드리고 싶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건강 챜크는잘 하시는지요?  걱정 됩니다
편한 쉼 하시옵소서
추천 드리고 갑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우 최현덕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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