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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심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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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19-05-26 17:30

본문

담배 심부름/창문바람


어느덧 담배 심부름도 당당히 할 수 있는 나이
늦지 말란 말에 염려 마시라며 집을 나선다
부모님의 요구를 들어드리는 것
당연히 효도가 아닌가

심플이라 적혀있는 새하얀 순백의 종이
이것에 감싸진 열 갑의 담뱃갑
순수하게 생긴 것과 다르게
사만 오천 원이라는 가격만큼이나 몸에 해롭다고 한다

한 개비에 수명이 몇 분씩이나 줄어든다고 한다
당장 손에 있는 한 보루에만 이백 개비나 있는데
제발 안 피면 안 되겠냐고 해봤었지만
이게 없으면 안 된다는 말보다는 
당신의 처량하신 뒷모습에 말을 삼켰다

이걸 드리면 당신께선 
담배와 함께 몸을 태우시겠지
그렇다고 이걸 안 드리자니 당신께선
피로와 짜증으로 속을 태우실 것만 같다

하늘은 정말 맑은데 머리가 핑핑 도는 아침이다
마지못해 결국에는 드렸지만 
당신이 담배에 불을 붙일 때마다
도화선에 불이 붙는 느낌이다

타들어가는 저 하얀 막대에 초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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