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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렵, 질이냐, 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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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039회 작성일 19-06-15 10:07

본문

천렵川獵, 질이냐, 꾼이냐 / 백록

 

S씨는 박사다. 교수다. 잘 나가는 현직인 그의 제의가 새삼스럽다
‘선배님, 놀지만 마시고 능력을 살려 그럴 듯한 사업 하나 하시죠?’
그랬다. 거창했다. 내 처지의 구미에 맞는다며
그 미끼를 덥석 물고 말았다
마치, 물귀신에 홀린 것처럼
신선놀음도 서서히 싫증을 느낄 때라
더욱 그랬다


그런데 시작부터 마찰음이 잦다
현역과 퇴역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게
까닭이라면 까닭이랄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 내가 요즘 왜 이럴까
다시 어우러져 사는 일이 참 어렵다
그 가운데서 알량한 존심 하나 지키기가 무지 힘들다
냇가에서 물끄러미 낚시질할 때가 좋았는데
종일 피라미 새끼 한 마리 못 낚더라도
파닥거리는 시어 하나면 족했는데


그 족이 언뜻, 된소리 쪽이 팔리듯 비치는 지금
난, 스스로에게 반성문을 쓰고 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건 지긋지긋한 잔소리, 소싯적 세뇌였지만
늘그막의 실패는 후회의 암덩어리를 잉태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작금의 셈법은 어쩜 허수를 닮은 무리수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풀릴 묘수가 있지 않을까 뇌까리며
아마도 그건 철저한 반성과 재활의 노력일 것이라며
그래도 정 안되면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어
물귀신으로 살면 될 일이라며


자, 나가자 부딪치자 싸우자

기어코 이기자

맹렬한 호랑이처럼
묵묵한 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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