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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el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078회 작성일 19-06-18 02:08

본문

당신은 투명한 정적 속에 반짝이는 정오(正午)이다 하늘 오르는 연기처럼 출렁이는 미지의 행복을 맑은 눈동자에 담고, 구름의 바다를 헤엄쳐가는 인어이다 먼 곳의 마른 번개는 그대 고운 머리카락의 장식품이런가, 단아하고 보드라운 형태로 따뜻한 감성(感性)의 띠를 두른 얼굴은 모든 사랑의 표정을 짓고, 미친듯한 세상의 소음(騷音)은 숨죽인다 불타는 산이 격정의 음표(音標)를 찍어 나른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타다 남은 나뭇가지에 잔뜩 걸려있는 옛사랑의 증거이다 지하철 붉은 레일로 두근거리는 거리를 밟고, 새로운 침묵을 만드는 사람들 사이로 마지막 숨을 거둔 영혼들이 수신불명의 우편물처럼 날라 다닌다 우습도록 빛나던 한때의 열정은 고요한 지평선 너머 상식(常識)의 철책을 무너뜨리고, 몇몇 살아남은 추억들은 그리움의 성(城)을 쌓는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 불꽃 같은 가슴이 눈 부시다 검은 우주 가득한 성좌(星座) 간의 굶주린 감동은 둥근 천정(天井)의 관용이다 그 징표(徵表)를 머리에 이고 있는 당신의 비밀은 아름다운 모자이다 그 앞에선 분칠한 세상의 무도회(舞蹈會)도 초라한 수수께끼이다 어긋난 삶, 그리고 간단(間斷)없는 공포를 이미 체득하였으므로 결심하는 당신의 가슴은 청초하고 편안하다 그 가슴은 간혹 방긋 웃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 애정으로 미소하는 하늘을 품었다 얼빠져 내다보는 시간은 이제 멈추고, 오랜 불안의 체념 속에 온통 무거운 것들로 장식된 절망이 세월의 어두운 책(冊)장 사이로 접혀간다 부풀어 오른 당신의 촉수(觸手)는 흠씬 물먹어 솟아오른 콩나물이다 향기를 내어모는 영혼이 무의식(無意識)의 잡초를 딛고 음악처럼 울려퍼진다 비로소 내 안에서 의식을 갖고 알기 시작하는 당신은 이제부터 나와 나란히 가려는 맑디 맑은 현실이다 그 무엇보다, 또렷한 당신의 얼굴은 노래 부르며 씨 뿌리는 봄의 희열이다 어디선가 흘러오는 푸른 물결을 뚫고 뛰는 고기가 번쩍한다 그 사이 부드러운 입술로 다가 온 당신의 입맞춤이 불꽃보다 뜨거워, 미소짓는 나의 부끄러움이 장님처럼 길을 더듬는다 눈부시도록 환하게 열린 하늘에 당신은 언제나 있고, 그래서 당신은 내가 아무 때나 죽어도 좋을 이유이다 - 安熙善

Forever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그렇습니다.

당신은 우리 인간의 절대자, 모든 만물의 본바탕, 
우리 인간의 본래 성품으로 읽었습니다.

글 흐름 좋고,
장타 뽑아낼 때는 힘이 좋아야 하지요.
장타 잘못 뽑으면 혼란을 주어 뜻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잖아요.

혼란을 주게 되는 것은 사물을 다 끌어당겨 다 설명하고 싶은 욕심에
여기 저기 다 쑤셔 뜻을 넣으려 하니까 그렇게 되지요.
초심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이지요.

그러한 흩어짐이 하나 없습니다.
실수, 틈이 없어요. 없고 말고요.
아주 매끄럽습니다. 훌륭합니다.
한 연, 한 연이 시 하나를 완벽히 이루고 있습니다.

끝났어, 끝났어!
마지막 연에서 끝장내버렸습니다.
절반이 아닌 - 깨끗한 한 판입니다.
한 판, 한 판, 한 판!!!!
와~~아~~ 끝판왕입니다요.
킹하십시오.
시성(詩聖)입니다.

타고났어요. 타고났어!

척 보면 한반도(삼천리),
좌경 삼만리, 우경 삼만리, 입경 구만리,
'눈부시도록 환하게 열린 하늘에 언제나 있는' 일초직입여래지.

elze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el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讚辭의 面贊, 송구합니다

메타포어의 한계를 나름 시험한 글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당신일 뿐


머물러 주시어, 고맙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밟아도 밟아도 푸르게 돋아나는
풀꽃같은 당신인듯...

간밤에 천둥번개 소리..빗발치던 빗줄기.. 눈떠보니 사라졌네요
어느새 환하게 하늘 열리고 푸르게 씻긴 산야가 맑아지는 아침..
당신을 읽어보니 당신은 당신일 뿐이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맑은 날 되십시요~^^

elze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el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흔히, 體와 用이란 말을 합니다만..

각종 수식에 수식을 더 하여도
그 본질은 변함이 없을듯요

이 졸시는 앞으로 많은 퇴고를 요하지만
당신은 결국, 당신이겠지요

어쩌면, 많은 퇴고 끝에
하얀 백지만 남을지도..

전 늘 우중충한 날들이지만 (날씨와 관계없이)

맑은 날 되라고 하명하시니
그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lze 님

언제나 반가운 우리 시인님!
고국의 하늘에서 당신을 부르시는것 같은데
감동입니다

너무나도 호소력 그리고 정렬 순애 죽어도 좋아!
기맥흰 시 한편이 죽여 주네요
꽃비로 찬사를 들을 만 합니다

시인님의 당신은 누구실까? 행복 할꺼야!
한 말로 시인중의 시인 입니다  갈채를 보냅니다
장문의 시가 막힘 없이 쓰여지는 필력 누가 흉내내리요
 
아! 옛날이여 한양낭군 이도령이라면 어사화를 쓰실듯요
성춘향 (현대식 )은  누구실까? 모두가 궁굼 해 질 것입니다

물론 시는 시로써 감상 하지만 어떤 실존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잘 감상 하고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 합니다  한표 추천 드리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安熙善 시인님!

elze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el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대의 시들을 가리켜 메타포어의 홍수라고
가혹하게 말하는 평자도 있지만..

시의 형상화 과정에서 그것을 과다하게 도입할 경우,
특히 隱喩를 위한 은유로 방치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음을 봅니다

그 위험성의 경계를 한 번 짚어보고 싶은 생각에
끄적인 글 (웃음)

제 글에 대한 오랜 염증 厭症의 원인을
살펴보고도 싶었구요

두루, 부족한 글인데

너그럽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殷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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