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분수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39회 작성일 19-11-16 05:56

본문



분수대

 

분수대를 보면 불안하다

로얄 딱새처럼 둥근 무지개 볏을 세우고, 하얗고 뭉글뭉글한 깃털이 쳐져 내릴 듯한

날개를 보면 이내 세상의 모든 목마름을 박차고 날아 가버릴 것 같아

정수기에 종이컵을 받치고 새의 가느다랗고 투명한 발목을 잡는다

 

달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새파란 알을 더 깊숙이 품으려고 알을 향해

바짝 붙여 둥글린 날개를 본 적이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우며 아내가 아이 방에서 가져다 놓은 지구의를 돌려보면 금간 알 조각들이

툭 툭 깨지고 젖은 깃털 뭉치 한 움큼이 미어져 나올 것 같은데, 내부에서 껍질 쪼는

소리만 요란한 알은 여전히 부화 중이다.

 

여자를 품은 적이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얗고 동그랗기만 하던 여자에게서

깨진 금들이 보이고, 금 간 틈새로 분비물에 얼룩진 내면이 보이고, 그 금에 가슴이 베이기

시작하자 탁란처럼 밀쳐버린 여자, 내 체온과 숨결에 그녀가 부화 되고 있는 줄을

나는 몰랐다. 

 

사랑해, 물의 깃털이 빼곡한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쓴 적이 있다. 바깥보다 안의 숨결이 더 따

뜻할 때 한 획 한 획 드러나는 글자들이 새의 깃털을 파고들었다. 바깥에서 격렬하게 쪼아댄 유리창이

종일 덜컹이다 부리에서 흐른 피로 붉게 물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점점 지쳐가는 새를 본 적이 있다. 새의 날개 자국이 선명한 사막에서 계란 프라이처럼 익어서 버려진

저녁을 본 적이 있다. 부러져서 모래에 꽂힌 나무의 갈비뼈에 널브러진 알의 시간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아직 처절하게 더 깨져야하는 목마름이다. 끝내 닫힌 알 속에서 감은 눈이 썩어가는 아기 새를

볼까봐 불안하게 들썩이는 날개를 바닷가에서 본 적이 있다.

 

팔레스타인이나, 홍콩, 남미, 어디라도 가장 뜨겁게 들썩이던 껍질 하나가 벗겨져 나가고,

희뿌연 난 막을 찢는 아기 새의 부리가 보일까봐 아침마다 조간신문을 읽는 습관이 있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요즘 정민기님의 시가 다른 느낌의 물감과 조심스럽게 섞여가는 것 같아
참 좋다 하며 읽고 있습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 받으니까 의욕이 생깁니다.

Total 40,983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3-20
4098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8:35
409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1:36
40980 힐링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0:25
40979
새글 댓글+ 1
일미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0:04
40978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8
40977 안개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8
40976
조깅 새글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8
40975
딸기꽃 새글 댓글+ 1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8
40974
환상의 아침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8
40973
내 입술의 말 댓글+ 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8
4097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8
40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7
4097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7
4096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7
40968 토끼인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7
40967
고장 난 지퍼 댓글+ 10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27
4096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7
40965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7
409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7
4096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7
4096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7
4096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6
4096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6
40959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6
4095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6
4095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4-26
4095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26
4095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6
40954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6
4095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6
40952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5
40951 고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5
4095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5
409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5
4094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5
40947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4-25
4094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5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5
40943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5
4094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5
40941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4
4094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4
409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4
40938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4
40937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4
40936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4
40935
궁금증 댓글+ 2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4
4093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24
4093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4
409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4
40931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24
40930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3
4092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3
4092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4-23
40927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3
40926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3
40925 마콜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3
4092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3
4092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3
40922 덤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23
40921
이 멋진 밤에 댓글+ 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23
40920
햄버거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3
40919
은하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2
40918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22
40917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2
40916 신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2
40915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2
409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