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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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이야기
굽은 등 리어카 할머니는 자신을 줍고 다녔습니다.
골목 끄트머리
어제를 버린 폐지 구겨진 이야기 펴서 담습니다.
뉘도 없이 끌고 온 무거운 날
미어지는 가슴 열어 회색 하늘을 봅니다
공허와 배제된 거리에서
덤불 같은 삶을 더듬어 온 허구렁의 시간
매운 짐만 담겨있습니다.
가슴 한복판 씻기지 않는 앙금처럼
동부새 부는 날
열여덟 시집와 허리 펼 사이 없이
손발톱 젖혀지도록
바로 살기 위한 모진 바람
눈물로 온몸을 깨물며
피 말린 조강지처 한스러움
잠 못 이룬 허다한 일들이 축축하게 그늘져 있었습니다
자식 못 낳는 설움
수탉은 여러 암탉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꽃살림에 남은 밭떼기마저 뺏긴 남편
이십 삼년 전 앙상한 몰골로 죽었습니다
숯 검댕이 마음보다 남은 칼날 같은 세상
노파는 구겨진 인생을 끌고 고갯길을
새벽이 허물어지기 전에 넘어야 했습니다
댓글목록
grail217님의 댓글
정말 옹골찬 시입니다..
짧은듯 적당한듯 잘 풀어놓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목헌님의 댓글
너그럽게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